야구
로저스, 안영명에게 홈런, 김지수가 대체 누구야?
'괴물 투수' 에스밀 로저스(31·한화)와 롯데 '토종 에이스' 송승준(35)이 2군 경기에서 맞붙었다. 이례적으로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육성 선수 출신 김지수(20)였다. 28일 롯데와 한화의 퓨처스리그 경기가 열린 김해 상동 구장. 경기 전부터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자리했다. 로저스는 한화의 부진 탈출 열쇠를 쥔 선수다. 롯데도 송승준이 복귀해야 투수진에 숨통이 트인다. 여기에 개막 이후 내내 2군에 머물던 지난해 10승 투수 안영명(32·한화)의 등판도 관심을 모았다.로저스는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에 통증을 느낀 뒤 투구를 중단했다.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그는 4월 중순부터 불펜 투구를 시작했고, 지난 23일엔 라이브 피칭을 했다. 송승준은 지난 15일 마산 NC전에서 투구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왼 허벅지 근막 손상 진단을 받고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회복 속도가 빨랐다. 지난 20일 상동 구장에서 만난 그는 "순조롭게 복귀를 준비 중이다"고 했다. 그리고 이날 첫 실전을 가졌다.송승준은 이날 무난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4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2km. 포크볼과 슬라이더, 커브까지 다양한 구종을 점검했다. 마운드를 내려온 그는 "제구력엔 만족할 순 없지만 허벅지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고 전했다.하지만 로저스는 고전했다. 4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4개를 내주고, 2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지난해 평균 구속 수준인 시속 149km. 롯데 퓨처스팀은 이날 경기 전까지 팀 타울(0.331)과 홈런(19개) 모두 1위였다. 2군이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이었다.이날 로저스를 뒤흔든 타자가 있었다. 3회말 1사에서 좌월 솔로 홈런을 때려낸 김지수였다. 앞선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로저스는 이 홈런 이후 흔들렸다. 안타와 폭투로 추가 실점을 내줬다. 김지수는 로저스에 이어 등판한 안영명에게도 5회 우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이날 경기 3타수 3안타(2홈런) 4타점·3득점으로 '에이스 복귀전'에 쏠린 시선을 자신에게 돌렸다.유신고 출신인 김지수는 지난해 육성 선수로 입단한 좌투좌타 외야수다. 전날까지 퓨처스리그 15경기에서 타율 0.179에 그쳤다. 하지만 훌리오 프랑코 롯데 퓨처스 타격 코치가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다. 지난 20일 만난 프랑코 코치는 김지수에 대해 "공·수·주 모두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다. 흥미로운 선수다"고 했다. 당장 결과보다 잠재된 자질을 높이 평가했다. 경기 뒤 김지수는 "로저스가 제구력이 좋은 투수라 적극적으로 스윙하려 했다. 강속구를 던진다는 걸 알고 대비해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6.04.29 06:00